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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라이브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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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당인줄 아는 야당과 벌써 야당인줄 아는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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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4최현순 조회수 385


       


 본론으로 들어가기전에 어느 진보성향 인터넷 논객에게 시정요구를 할것이 있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그런대로 잘 알려진 진보성향 인터넷 논객 한분이 얼마전에 별다른 논거도 없이 자신의 SNS에 정세균 현 국회의장을 ‘무능한 의장’ 운운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셨는데 아무래도 취소해주셔야 할것같다. 바로 엊그제 더민주 출신의 정세균 제20대 국회 전반기 의장께서는 야당에 ‘아주 편파적으로 유능한’ 국회의장이란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시지 않았나.


 일단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하자면 국회의장은 중립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런데 이럴때 중립이 마치 황희정승의 ‘니말도 옳다, 네말도 옳다’는 식의 양시론이나 ‘둘 다 잘못했으니 서로 사과하라’며 적당히 봉합해버리는 양비론이 아닌 정말 국회법에 의거 어떠한 판단이 진짜 공정하고 합리적인지 결단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래서 국회의장 자리는 ‘적극적 중립’이 필요한 자리라는 주장을 하는것이다.


 사실 과거 대한민국 국회의장은 보통 여당에서 그냥 대우좀 해줄 필요가 있는 원로급 다선의원을 우대하는 차원에서 앉히는 명예직 같은 자리였다. 그러다보니 여당 국회의장은 대개 여야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을때 다수의 논리로 여당의 날치기를 돕는 ‘여당의 시녀’노릇이나 하는 국회의장이란 오명을 벗어날 수 없었다. 헌데 바로 이러한 ‘여당의 시녀’ 노릇을 거부한 사례가 간혹 있기는 하다. 바로 직전 국회인 19대때의 정의화 의장이나 김영삼,김대중때 두 번에 걸쳐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 국회의장을 그와같은 사례로 꼽을수 있을것이다.


 정의화 의장의 경우 야당의 192시간 필리버스터를 허용해주기도 했고, 작년 연말에는 정부여당이 경제활성화 법안과 예산등을 한데 묶어 통과시켜줄것을 요구하자 ‘지금은 천재지변이나 전시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나름 소위 ‘국회선진화법’원칙을 지키려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모습 때문에 한때는 정의화 의장이 국회의장 이상의 다른 꿈을 꾸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정의장은 정작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14대와 16대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 의장의 경우도 김영삼 정권때부터 ‘이제 국회의장은 더 이상 여당의 시녀가 아니다’며 다수파인 여당의 요구를 거절하기도 했고, 김대중 정권하에서도 대체로 정부여당과는 편치못한 관계인 국회의장의 모습을 보였다. 정의화,이만섭 의장 같은경우엔 다수 여당의 강행통과 요구를 거절하고 소수야당을 존중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17대 국회때 김원기 의장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야당을 어느정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역대 최악의 국회의장을 꼽자면 누가 있을까. 일단 필자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절 이래로 기억에 남는 사례를 꼽는다면 13대때 김재순 국회의장이다. 김재순 의장은 3당합당 직후에 열린 90년 상반기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망국적 여소야대 시대가 갔다’ 운운하는 발언을 해서 3당합당으로 유일한 야당이 된 평민당 의원들의 집단적 반발을 산 일이 있다. 그러잖아도 3당합당이란 경천동지할 정계개편으로 인해 잔뜩이나 심기가 불편해져 있던 평민당 의원들을 제대로 건드려놓은것이다. 이에 당시 평민당 의원들은 김재순 국회의장에게 “13대 국회 개원때는 ‘여소야대의 황금분할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니 (3당합당이 되니까) 지금와선 ‘망국적인 여소야대’였다고 하느냐 ?”며 집단으로 몰려가 극렬하게 항의하였다. ‘울고싶은차에 뺨때려줬다’는 말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회자되기 시작한게 바로 이때부터 일이다.


 사실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에 걸쳐 벌어진 국회 파행사태를 지켜보면서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이나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말해 새누리당은 벌써 정권 빼앗긴줄로, 야권은 벌써 정권교체를 이룬걸로 생각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국회 개회사에 앞서 그 전에 벌어진 조윤선 청문회에서의 여당의원 퇴장소동까지를 포함해서 정세균 의장 개회사에 발끈하며 의장직 사퇴에 윤리위 제소 문제까지 거론하는 새누리당은 뭔가 매우 불안하고 초조해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저러다 야당 되었다’느니 하는 발언을 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나 ‘새누리당이 야당훈련을 하는것 같다’고 비아냥거리는 한 진보성향 종편 패널의 모습까지 포함해서 야권은 지금 자신들이 벌써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근데 분명히 좀 하고 넘어가자. 지난 총선 직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이 180석은 물론 200석도 가능하다는 설레발을 치다가 122석의 소수 여당으로 전락해버린 충격이 워낙 커서 그렇지 총선에서 참패한것이지 대선에서 진것이 아니다. 2016년 9월 현재 집권당은 분명 새누리당이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야당이다. 그리고 대선은 2017년 12월의 일로 아직 1년 3개월이나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이대로 가다 정말 내년에 정권 빼앗기는것 아니냐 ?’는 불안감과 초조함 때문인지 벌써 야당이라도 된듯 강경투쟁의 모습까지 보이고 있고 반면 국회의장의 개회사라기 보다는 점령군 사령관이 기염을 토해내는듯한 모습이었던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 내용에서부터 새누리당한테 ‘벌써 야당연습 하냐 ?’고 낄낄거리는 일부 진보성향의 종편 패널들 모습에서까지 자신들이 벌써 정권교체를 해서 집권세력이 된듯한 착각을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시절 국회의장이 종종 ‘여당의 시녀’란 비난을 들었던것은 보통 그 시절 여야가 극한대립으로 치달을때 다수의 힘으로 여당의 날치기 통과를 돕는 일을 했던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흑역사가 있기에 오히려 다수인 여당에겐 참고 인내할것을 요구하고 소수인 야당에게 좀 더 기회를 주었던 이만섭,정의화 국회의장의 사례가 더 돋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대야소가 아닌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의장은 어때야할까 ? 사실 우리에게 13대,16대등 여소야대 경험이 없었던것도 아니다. 여소야대 정국에 국회의장까지 야당이었던 적도 있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의 한나라당 출신 박관용 국회의장(16대 후반기)이 그 경우 아닌가.


 하지만 다수인 여당에게는 대화와 인내를 요구하고 소수인 야당에게 더 기회를 주고 존중했던 국회의장들이 오히려 ‘공정했다’고 평가를 받는 상황이라면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야당출신 국회의장이라면 그 반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무엇보다 우리에게 여소야대 경험이 없었던것이 아니지만 이번 20대는 13대나 16대 국회의 경우와도 또 다른 특수한 상황이라서 더더욱 그렇다. 총선전까지는 180석을 넘어 200석도 호언장담하던 여당은 총선에서 과반수에서 20석 이상이나 모자라는 의석으로 줄어든데가 대선을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러다 내년에 정말 정권 빼앗기는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극에 달해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히려 160석 다수파인 야당(더민주+국민의당)출신 국회의장이 여당의원들을 좀 달랠 필요도 있다. ‘아직은 그래도 새누리당이 집권당 아닌가. 민생입법도 해야하고 내년 예산 책정도 해야지’ 이렇게 좀 달래야할 상황에서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제대로 폭발시켜버린 격이다.


 그래서 지금 2016년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출발한 이 시점에서 여야의 모습은 양쪽 모두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은 벌써 정권이라도 빼앗긴것 같은 불안함과 초조함을 보이고 있고,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벌써 정권교체 이룬것만 같은 붕뜨고 들뜬 분위기에서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라면 곤란하다. 대선은 아직 1년 3개월이나 남았고,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이럴땐 오히려 여야 양쪽에 평정심으로 돌아와줄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여당은 지나친 불안감과 초조함을 좀 버리도록 달랠 필요가 있고 야권도 벌써 정권교체한양 붕뜨고 들뜬 분위기를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헌데 이런 역할이 요구되는 때에되려 점령군 사령관이라도 된양 국회의장 개회사를 통해 십자포화를 터트린 정세균 의장이 아주 잘못했다는 이야기다. 잔뜩이나 심기 불편해있는 소수파 여당을 제대로 발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3당합당 직후였던 1990년 상반기 13대 국회때 평민당 의원들의 불편한 심기를 제대로 건드렸던 김재순 국회의장의 개회사 이래 최악의 개회사였다는 주장을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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