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백반일기
147회 맛의 정상! 청계산 고수 밥상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2022.04.08관리자 조회수 1224
<147회 맛의 정상! 청계산 고수 밥상>
 
서초, 성남, 의왕, 과천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는 청계산!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맑아 '청계(淸溪)'라 이름 붙여졌죠. 
이름난 명산에는 어디든 은둔 고수가 숨어 있는 법!
맛의 고수를 찾아 연기의 고수, 배우 송옥숙 씨와 함께했습니다. 

산 아래는 손맛 좋은 두붓집이 있게 마련이죠. 청계산 아래도 역시 마찬가집니다.
백태와 서리태, 두 가지 콩으로 ‘숨두부’를 만든다는 주인장.
순두부는 들어 봤어도 ‘숨두부’는 식객인 저도 처음 들어 봤는데요. 
콩물에 간수를 넣어 응고된 순두부를 두부 틀에 넣어 굳힐 때 
누름돌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레 굳혀 만든다는 ‘숨두부’
인위적으로 굳히지 않아서인지 부드럽기 그지없고 콩 본연의 맛이 깊더군요. 
그런데 이 댁의 하이라이트는 ‘숨두부’가 아닌 ‘콩탕’이었습니다. 
그간 돼지고기나 김치, 시래기를 넣고 끓인 콩탕만 먹어 봤는데
이 댁의 콩탕은 백태와 서리태를 찐 뒤 부드럽게 갈아 마치 수프 같더군요. 
콩을 물에 삶지 않고 찌는 데다 콩을 갈 때도 물을 아주 조금만 넣어 
콩 특유의 고소함이 아주 진한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콩탕’ 그야말로 콩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이다~!



대구에서 요식업을 시작해 복어조리기능장으로 승승장구하다 
청계산 아래까지 밀려온 사연 많은 고수의 집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청계산에서 웬 복어인가 싶었는데,
복어조리기능장의 요리라니 달라도 뭔가 다를 듯해 내심 기대가 되더군요. 
복어를 다루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복 요리를 위한 주인장의 연구가 더 놀라웠습니다.
더욱 바삭한 복튀김을 위해 탄산수와 맥주를 함께 써 튀김 반죽을 만들고 
더욱 쫄깃한 복껍질무침을 위해 껍질을 두껍게 포 뜬 뒤 넓적하게 썰고
또 더욱 진한 복칼국수의 국물 맛을 위해 참복을 달여 양념장을 만드는 주인장!
무엇보다 압권은 복어 국물에 딱 알맞은 식감의 면을 만들기 위해 논문까지 썼다는 것!
고수가 괜히 되는 게 아니더이다. 들인 공이 있기에 내공이 생기는 게죠. 


식객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기란 고기는 다 먹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청계산 근처에서 새로운 돼지고기를 발견했습니다. 
무려,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돼지고기! 그 정체는 바로, 주인장이 직접 정형해 
삼겹, 등겹살, 등심, 껍질, 늑간살까지 다섯 가지 부위가 합쳐진 5味뼈등심구이인데요.
‘고기가 고기서 고기지~!’하고 외치던 송옥숙 씨도 한껏 반할 수밖에 없는 맛.
이 댁 주인장도 고기에 관해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고수더군요. 
정형에만 공을 들이는 게 아니라 한 달가량 저온 숙성 과정을 거치고 
수분이 많은 참나무에 초벌 하기까지 뭐 하나 대충 하지 않는 고수의 5味뼈등심구이! 
잊지 못할 강렬한 만남이었습니다~!

댓글 0

(0/10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