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의 벽을 무너 뜨려라!

안철수(왼쪽서 두 번째)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장병완(세 번째) 정책위의장이 29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갈등을 지속한 29일 가장 목소리가 큰 쪽은 국민의당이었다.

여야 갈등 상황에서 제3당의 존재감이 드러난 하루였다.

먼저 안철수 의원은 “대한민국은 기득권 양당구조의 정말 쉬운 정치를 하고 있다”며 양당 책임론을 꺼냈다. 이어 “상대방에 대해 반대만 하면 아무리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본회의를 열어 합의된 법안들은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며,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처리에 합의하고도 이행하지 않은 더민주를 겨냥했다. 안 의원은 또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으로 정말 어려운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정치가 제 기능을 못해 풀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 원인으로 정치를 지목했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도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국민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은 선거구 문제 해결의지가 안 보이고, 더민주는 갑자기 선거법을 들고나와 합의를 파기했다”며 “책임의식이 없는 두 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서 실종된 대화와 타협정치 복원 위해 원내 3당 있어야 한다”며 “확실한 캐스팅보트 역할로 교착된 여야 협상을 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장외 지원을 통해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교수와 안철수 의원의 경제 멘토로 알려진 장 교수의 지원으로 국민의당은 정강 및 경제정책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국민의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한국정치, 제3의 길을 말한다’ 간담회 강연에서 “국민의당 자체를 지지하지 않지만 이게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치 문제가 정치를 독점하는 양당 체제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을 전제로 “새로운 정치의 첫 발은 제3당을 설립하는 일이며, 제3당의 혁명이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은 국민의당 입당은 하지 않고 학계에 머물기로 정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두 분이 당의 정치적 지향점과 경제 정책의 틀을 구성하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