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수 윤관이 여진을 공격하여 격파하고 선춘령에 비를 세워 경계로 삼았다. 아들 윤언이를 조정에 보내어 표를 받들어 올리고 하례하였다. 평장사 최홍사와 김경숙, 참지정사 임의 및 추밀원사 이위 등이 선정전에 들어가 이에 대항하여 극론을 벌였다. “윤관과 오연총과 임언 등이 망령되게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켜 군율을 훼손하고 나라를 해롭게 한 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니간관 김연과 이재 등도 역시 서로 이어가며 탄핵하였다.
“임금이 영토를 취하는 것은 본래 백성을 양육하려는 것입니다. 이제 성을 쟁탈하고 사람들을 죽게 하였으니 그들의 영토를 돌려주고 백성을 쉬게 하느니만 못할 것입니다. 지금 되돌려주지 않으면 반드시 거란과 더불어 말썽의 틈이 생길 것입니다.” 하였다.
상(帝황제)이 말씀하기를 “무슨 말썽의 틈인가?” 하시니 김연이 아뢰었다. “우리나라가 처음 9성을 쌓을 적에 거란에 사신을 보내 표칭을 고했는데 ‘여진의 궁한리는 곧 우리의 옛 영토다. 그곳의 거류민 또한 우리나라에 속한 백성이다. 근래 변경을 노략질하는 일이 그치지 않는 까닭에 수복하여 그 성을 쌓노라’고 했습니다. 표칭의 말이 이와 같다면 현재 궁한리의 추장은 거란의 관직을 받은 자일 것입니다. 거란은 우리가 망언한 것으로 인하여 우리에게 양보를 요구하며 책망을 가해 올 것입니다. 만약 동쪽으로 여진을 방비하고 북쪽으로 거란을 방비해야 한다면 신은 9성이 삼한의 복이 되지 못할까 염려하는 것입니다.” 간의대부 김인존도 역시 옛 영토를 돌려주도록 주청하였다.
‣編氓 : 호적에 편입된 공민이니 곧 평민이다.
‣弓漢里 : 여진족의 한 갈래 또는 그들이 사는 지명이다.
‣尹瓘, 吳延寵, 林彦 : 고려9성 개척의 주역으로 청사에 길이 빛날 이름이다.
‣崔弘嗣, 金景肅, 任懿, 李瑋 : 윤관을 탄핵한 고려 중신들이다.
‣金緣, 李載 : 탄핵에 동조한 중신들이다. 이들 10명은 고려사와 함께 영원히 기억해야할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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