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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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회 한가위 넉넉하여라! 추석 특집 경복궁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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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9관리자 조회수 1037

<168회 한가위 넉넉하여라! 추석 특집 경복궁 밥상>


하늘이 부쩍 높아진 걸 보니 바야흐로 풍요의 계절 가을이군요.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경복궁 나들이는 궁궐과 잘 어울리는 최명길 씨와 함께했는데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우아하시더군요.

최명길 씨와 함께한 품격 있는 미식 나들이가 아주 즐거웠습니다.


명절 하면 먹을 것부터 떠오르죠.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명절 음식에 전이 빠지면 왠지 섭섭하지요

바삭하고 담백하게 부친 녹두전이 먼저 나왔습니다

녹두를 성글게 갈아 고소하니 맛이 좋더군요

여기에 짭조름한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연이어 주인장이 직접 빚은 만두로 끓인 김치만두전골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전골에 호박전과 고기완자가 들었더군요

명절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남은 음식 몽땅 넣고 둘러앉아 끓여 먹던 찌개가 떠올랐지요

김치가 들어가 시원 칼칼한 국물에 전이 고소한 맛을 올려주어 조화가 좋았습니다

직접 빚은 만두도 마치 수제비처럼 부드러운 피에 두부와 돼지고기, 배추를 넣어 담백한 소가 참 잘 어울리더군요

명절 기분 제대로 느끼게 하는 한 상이었습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네요 이럴 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법이지요

해산물을 취급하는 요릿집에 기가 막힌 식사 메뉴가 있다고 하여 찾은 곳-

주인장 추천으로 고등어구이와 가자미 튀김이 먼저 나왔는데요

고등어구이에서 비린내 나면 돈을 안 받겠다던 주인장 말처럼 정말 비린내가 나지 않더군요

게다가 고등어의 배가 아닌 등을 갈라 손질해 기름진 뱃살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바삭하게 튀긴 가자미튀김은 통째로 튀겨 고소한 지느러미뼈 씹는 맛이 좋더군요

이 집의 주메뉴 민물새우수제비가 나왔습니다

민물새우와 무가 넉넉히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달큰하더군요

수제비는 직접 뜯어서 먹어야 하는데

이 또한 기다리는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아 재밌었습니다

족타로 반죽해 숙성했다더니 정말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 맛 좋았습니다

깐깐하다는 주인장 성격답게 가게도 음식도 모두 깔끔한 식사였습니다 


마지막 집은 외관과 달리 내부는 한옥을 그대로 살려 고즈넉한 분위기더군요

이곳에선 최명길 씨의 남편이자 인기 소설가이자 정치인인 김한길 씨도 함께했습니다

여럿이 모인 만큼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시켜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새콤달콤하게 무친 막회는 날치알 올린 깻잎에 싸 먹으니 톡톡 터지면서도 향긋해 맛이 좋았구요

야들하게 삶은 문어숙회와 한 번 삶은 뒤 구워

한층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백골뱅이구이도 별미였습니다

특히 갈치조림을 시키면 나오는 냄비밥이 압권이었는데요

자고로 갓 지은 밥은 김에만 싸 먹어도 맛있는 법!

고슬고슬한 냄비밥에 한 번 삶은 뒤 끓여

비린내 없이 깔끔한 갈치조림이 퍽 잘 어울리더군요

한가위처럼 풍요롭고 넉넉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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