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프로그램 이미지

교양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이 소박한 동네밥상에서 진정한 맛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프로그램

백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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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회 맛의 중심! 옹골찬 서울 중구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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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관리자 조회수 1072

<173회 맛의 중심! 옹골찬 서울 중구 밥상>


서울의 중심, 유서 깊은 동네 중구로 나섰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맛도 모이는 법이죠. 

저마다 바쁜 사연을 가지고 오가는 나그네들로 가득한 도시, 중구. 

어떤 유서 깊은 밥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됐는데요. 

함께 할 분으로는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결혼 후에는 살림까지 만능이라는 멀티 배우, 강성연 씨를 모셨습니다.

매일 가족을 위해 삼시세끼 차리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성연 씨. 

‘집밥 강 선생’이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더군요. 

귀한 분 모셨으니 첫 끼니는 더 제대로 준비해야겠죠. 




먼저, 을지로 빌딩 숲에서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의 ‘화’를 

불맛으로 화끈하게 풀어준다는 오징어불갈비찜 노포를 찾았습니다. 

을지로에서 장사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주인장.

처음엔 숯불 갈빗집으로 시작했는데, 옷에 냄새 배는 건 싫고 갈비는 먹고 싶은 

직장인들을 요구에 맞추다 보니 음식이 점점 변했답니다.  

지금은 갈비를 숯불에 구워 찜으로 요리하는 오징어불갈비찜을 내고 있는데요.

첫인상이 참 강렬했습니다!

전골냄비에 거무튀튀한 간장 육수, 당면이 듬뿍 올라가 있는 상태로 등장한 오징어불갈비찜.

당면을 들어내니 오징어와 초벌갈비가 보이더군요. 

도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했는데 계속 졸여가며 맛보니 

육수의 감칠맛도 갈비의 부드러움도 당면의 식감도 모든 것이 완벽하더이다. 

또 청양고추를 적당히 채 썰어 넣어 약간의 칼칼함까지~

스트레스 확 풀리는 맛있는 한 끼였습니다. 



중구에는 또 하나의 유서 깊은 동네, 장충동이 있죠. 

장충동 하면 으레 족발을 떠올리는데 이번엔 좀 다른 음식을 찾았습니다.

일명 ‘곰국수’! 곰탕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 음식인데 

오로지 고깃덩어리로만 푹 고아 맑고 깊은 국물에 

우엉가루를 넣고 자가 제면한 탱탱한 면발이 들어가 그야말로 환상의 맛이랄까요.

이 댁에 가면 가성비 최강 메뉴, 육전도 맛봐야 합니다.

단돈 6천 원에 육전을 푸짐히 내어주시는데 

달걀옷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감칠맛까지 기가 막히더이다.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고 맛있는 육전이 가능할까 궁금했는데~

소고기가 아니고 돼지고기 육전이랍니다. 

맛을 위한 연구와 과감한 선택이 나은 명품 밥상! 맛의 내공이 그득합니다. 



서울중앙시장에는 퇴근길,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맛집이 있습니다.

바로 목포에서 직접 말린 반건조 생선으로 각종 요리를 만들어내는 곳인데요.

반건조 갑오징어구이에 민어찜, 서대조림까지 

반건조 생선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죄다 모아놓은 듯하죠.

옛날에는 생선을 팔다 남으면 저장하기 위해 말렸다지만,

반건조는 단순히 저장을 위한 기법은 아닙니다.  

생선이란 모름지기 살짝 말려야 그 맛이 더 응축되는 법이죠. 

이 댁에서는 특히 싱싱할 때 먹기 딱 좋게 2~4일 정도만 말려 

반건조 생선 특유의 감칠맛과 식감이 기가 막힙니다. 

양념이 안 된 반건조 갑오징어구이로 시작해 좀 더 짙은 맛의 민어찜을 맛보고 

칼칼한 양념장과 시래기까지 들어간 서대조림으로 마무리!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완벽한 밥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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